
시내 한복판, 식빵 전문점 주방.
언제나 그곳은 여름이었다.
겨울에도 히터와 같은 오븐은 꺼지지 않았고, 여름엔 에어컨이 나오지 않았다.
오븐은 연중무휴로 달궈졌다.
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밤식빵이다.
단순해 보이지만 속은 묵직하고 진득했던 빵.
한 번 구우면 매장 진열대에 올리기 무섭게 팔려나갔다.
그래서 반죽을 하고 또 반죽을 했다.
늘 동이 나는 인기 메뉴였으니까.
사진 속 빵은 2차 발효 직전의 소보로 토핑을 찍기 전의 밤식빵.

소보로 토핑을 듬뿍 찍어,
금세 바삭해질 겉면과
포근한 밤 알갱이가 기다리는 속살이 인상적이다.
그러나 이 순간을 준비하는 과정은
그리 낭만적이지 않았다.
이스트 냄새, 뜨거운 철판,
서로 엇갈리는 동선 위에서
서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녹아내리는 더위.
모자 안쪽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이
크럼 위에 떨어질까봐 조심하던 손끝.
그래도 매일같이 다시 굽게 되는 이유는 있었다.
직접 만든 빵이, 매장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걸 보며
묘한 뿌듯함이 남았다.
그 기억은 지금도 반죽 온도처럼 나의 손끝 마디마디에 남아있다.
기록의 의미
이 다이어리는 단지 기억을 적는 공간이 아니다.
현장에서의 감각, 환경, 감정, 반죽의 흐름까지
모두 하나의 교육이 된다.
나중에 누군가 “밤식빵은 왜 반죽이 질어요?”라고 묻는다면,
“그날 주방은 여름이었다”라고 말해줄 수 있는 이야기.
베이커스 다이어리는 그런 이야기를 모아나가는 공간이다.